세계 4대 곡창지대, 세계 3대 곡물에 관한 이야기

농업의 역사

농업은 인류가 존재하고 있는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작되었다.
야생곡류는 10만 년 전부터 수집되어 식량으로 쓰였으며 보리와 완두, 콩 등이 기원전 9500년전부터 최초로 재배되었다.
쌀은 약 1만년전부터 중국에 의해 재배되었다고 하나 우리나라에서는 중국보다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쌀을 재배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5700년 전에는 녹두와 콩, 팥이 아시아 지역에서 재배되었다.
남아프리카는 기원전 9천년부터 농업이 시작되었으나 기후와 지리적인 제약으로 쌀과 밀보다는 감자와 땅콩, 강낭콩, 토마토 등이 길러지기 시작했다.

이후 농업은 청동시 시대에 접어들며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에서부터 급속하게 발전하게 되었다.
청동기와 농업의 발전에 의해 인류는 한단계 더 나아가 철기시대에 접어들게 되며 이 때 로마와 같은 세계적인 대국이 등장하게 된다.
중세에는 사탕수수와 쌀, 목화 등이 집약적으로 재배되었고 15세기 대항해시대에는 신대륙과 구대륙의 작물들이 서로 교환하여 재배되기 시작하는데 이때 신대륙에서 구대륙으로 넘어오게된 대표적인 작물이 바로 옥수수다.
그리고 현대에 접어들며 관개농업과 품종개량, 농약, 비료 등의 사용으로 인해 작물의 수확량은 크게 늘어나 현재 인류와 산업의 번영에 근간이 되었다.세계3대곡창지대

식량은 곧 국가안보, 에그플레이션

에그플레이션이란 농업을 뜻하는 ‘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농산물 상승이 달걀 값 폭등으로 이어지자 agflation을 eggflation이라고 기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달걀 가격 상승만을 뜻하는 단어가 아닌 우리가 보통 말하는 농산품의 인플레이션을 말하고 싶다면 정확한 단어는 agflation이 맞다.

에그플레이션 정의(위키백과)

세계 정세는 코로나 19를 겪으며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자유무역시대에서 보호무역 시대로 노선을 변경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고 일부에서는 극단적으로 자원을 무기화하고 보복 무역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식량도 마찬가지다.
자급률이 매우 낮은 개발도상국들은 농업이 발달한 선진국에 계속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번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처럼 분쟁으로 인해 곡물가가 폭등하면 이로 인한 고통을 고스란히 겪게 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국제 사회에서는 현 상황을 규탄하며 우회로를 통한 곡물 수출을 요청했다.
하지만 곡물 유통재개는 곧 우크라이나의 이익으로 이어지기에 러시아는 단호하게 반대하였으며 곡물 수출의 요충지인 레니항을 공격하여 곡물가가 6%이상 급등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렇듯 2000년도만 보더라도 코로나19와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 곡물시장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물론 특정국가에게는 어마어마한 이득을 주기도 했고 그렇지 못한 나라에게는 크나큰 어려움을 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안겨주기도 했다.
만약 어려움을 겪는 나라 중 농업이 가능한 조건을 지닌 국가가 있었다면, 미리 다방면으로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면 어땠을까?
식량은 곧 국가 안보다.
식량의 무기화는 곧 총성없는 전쟁이라는 말이 존재하는 이유, 세계 각국이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를 우리는 꼭 알아두어야할 필요가 있다.

세계 3대 곡물

세계 3대 곡물은 밀과 쌀, 옥수수다.
콩과 사탕수수, 감자 등도 중요하지만 우리 문명과 오랫동안 함께하고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는 식량 자원을 이 3가지다.
지금부터 쌀과 밀은 언제 어디서부터 재배되기 시작했으며 어떻게 동서양의 기반을 다지는 곡물이 되었는지, 옥수수는 왜 곡물이 제왕이라고 불리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글을 읽기 전에 우선은 세계 3대 곡물의 국가별 생산량을 정리해둔 표를 한 번 보기 바란다.

밀(Wheat)

밀은 기후적 제약이 다른 곡물에 비해 적은 편이라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재배되는 작물이다.
서양에서 많이 생산되며 원산지는 아르메니아 또는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연구결과가 주를 이룬다.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는 국가는 중국이며 인도, 러시아, 미국 순으로 높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곡물 중에서는 옥수수에 이어 전 세계 생산량 2위를 유지하고 있고 생산된 밀의 90%는 밀가루로 가공되어 빵과 과자, 국수 등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우리나라의 밀 생산량을 17000톤으로 소비량의 0.8%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 1965년 27%의 자급률을 기록했지만 해외의 무상원조와 수입제품의 가격 경쟁력때문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지금은 재배농가가 크게 줄어들었다.

국가별 밀 생산량(2020년)

쌀(Rice)

쌀의 기원은 밀과 마찬가지로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 아니면 한국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며 대략 기원전 1만 년 전부터 인공적인 재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쌀과는 그 모습이 굉장히 달랐으나 긴 시간동안 재배되는 과정에서 유전의 법칙에 따라 현재 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밀이 서양을 대표하는 작물이라면 쌀(벼)는 동양의 가장 중요한 식량이다.
쌀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1/3 가량을 차지한다.
2위는 인도, 3위는 방글라데시이며 4위는 인도네시아다.
인구가 많고 토지가 넓은 아시아 국가들이 주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인도네시아는 4위의 생산량을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많아 전세계 쌀 교역량의 14%을 수입하는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6번째로 쌀 생산량이 많은 국가이며, 시 도별 쌀 경작지로는 전라남도가 17만3천 헥타르로 국내생산량 1위(20%)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는 충청남도로 15만 3천 헥타르(18%)를 기록하고 있다.

옥수수(Corn)

옥수수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지배되고 있는 작물이며 품종이 밀과 쌀보다 더 다양하다.
약 7천년부터 재배가 시작된 것으로 보여지며 원산지는 멕시코 근방의 중남미라고 학자들은 추청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시골 도처에 널려있는 옥수수는 생각보다 유라시아 대륙과 함께한 역사가 짧다.
옥수수는 실제로 콜럼버스의 항해를 통해 16세기 유럽으로 들어왔으며 비슷한 시기에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옥수수라는 식량이 퍼지게 되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점이 든다.
옥수수는 쌀, 밀과 비교했을 때 유라시아 대륙에서 재배된 역사가 상당히 짧은데 어떻게 지금처럼 세계 곳곳에 전파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어마어마한 생산성 덕분이다.
옥수수 하나로 얻을 수 있는 낱알은 최대 800개로 800배의 생산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옥수수가 옥수수 기름, 사료 등 다양한 방면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높은 생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도 있다.
최근에는 옥수수를 이용해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여 휘발유와 섞거나 대체연료로 개발하는 기업들의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 4대 곡창지대

인류를 먹여 살리는 비옥한 토지, 세계적인 곡창지대는 어느 곳이 있을까?
과거에는 세계 3대 곡창지대라고 하여 우크라이나, 미국, 아르헨티나를 명명했으나 지금은 빼놓을 수 없는 국가, 중국이 추가되어 4대 곡창지대로 새로 인정받게 되었다.
자 그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곡창지대 4곳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우크라이나 흑토(Ukraine Chernozem)

수업시간에 배운 기억이 있는 우크라이나 흑토가 나는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크라이나는 동유럽 평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거대한 국가다.
국토의 95%가 평지이며 85%가 경작가능하고 그중 60%가 흑토로 유럽의 곡창 지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곡물로는 해바라기씨, 사탕 무, 밀 등이 있으며 해바라기씨는 전 세계 생산량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밀은 우크라이나가 생산하는 곡물 가운데 가장 많은 재배량을 기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팜파스(Argentina Pampas)

아르헨티나 팜파스는 인디오 말로 나무가 없는 초원지역, 즉 드넓은 평원을 의미한다.
브라질 최남부부터 아르헨티나 중심부, 그리고 우루과이 일부에 걸쳐있는 지역을 말하며 그 중심지에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있다.

아르헨티나 전체면적의 20%를 차지하는 약 60만㎢의 이 지역은 농업뿐만 아니라 목축업에도 유리한 환경으로 우리가 흔히 유튜브 영상에서 보는 놀라운 남미의 소고기 가격의 비결이기도 하다.
콩, 옥수수, 해바라기씨, 레몬, 배 등의 다양한 농작물의 세계 5대 생산국이며, 보리와 포토, 담배, 면화, 밀, 사탕수수 등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엄청난 농업생산량을 지니고 있다.
특히 콩과 옥수수는 2018년 기준 전 세계 생산량의 3위를 기록하고 있고 옥수수는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아르헨티나는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비 오는 시기가 늦어져 옥수수와 밀 수확이 크게 줄어들어 기후변화에 대한 피해를 크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동부지역(Eatern China)

중국은 앞서 표로 정리해 두었듯 세계 3대 곡물 중 2가지인 쌀과 밀의 최대 생산 국가다.
쌀의 생산량은 21세기 이전에 방글라데시에 이어 2등 생산국을 유지했지만 현재는 독보적인 1등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서부와 북부지역은 산지 또는 황무지로 중국에서 농작물을 기를 수 있는 지역은 중앙일부와 동쪽, 북동부 지역이 대부분이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황하와 양쯔강이라는 커다란 강의 축복을 받아 농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지금은 관개수로와 농업 방식의 개선으로 생산량이 최근 크게 개선되었다.

놀랍게도 동부, 북동부 농경지의 규모는 중국 전체 면적의 10%뿐이지만 워낙 대륙이 큰 탓에 전 세계 인구의 20%를 먹여 살리는 세계 최고의 곡창지대로 불리고 있다.
중국의 농부는 그 숫자만 해도 2억 명이 훌쩍 넘으며 쌀, 밀뿐만 아니라 토마토, 감자, 보리, 콩 등 다양한 작물을 생산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구가 너무 많고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다고 하나 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영농기술과 낮은 기계화율로 옥수수나 대두 등 사료곡물의 최대 수입국의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팜파스의 위기가 기후변화에 의한 것이라면 중국 식량공급에 위협이 되는 것은 기후변화와 더불어 심각한 환경오염이다. 전 세계에 다양한 학자들이 논물을 서술할 정도로 오염된 지하수가 심각해 향후 농업뿐만 아니라 중국 국민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거라는 우려가 많다.

미국 중앙지역 (USA)

미국은 사실 국토의 대부분이 농업가능 지역이다.
서부 건조기후 지역과 로키산맥 일부는 농업이 어렵지만 그 외 지역은 아래 이미지와 같이 농업집약적 산업이 발달해 진한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옅은 초록색으로 칠해진 미국 서부와 동부는 농업 대신 산맥을 이용한 낙농업이 크게 발달하였는데 전체적으로 크게 둘러보면 미국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무엇하나 버릴 곳 없는 지역으로 보인다.

미국은 노동집약적인 아시아 농업방식과 다르게 대부분의 농업이 기계화된 것이 특징이다.
중국의 농업 관련 종사자 인구가 2.2억이 넘는데 반해 미국의 농업 인구는 고작 3백만 명 정도다.

종사자 수로만 보면 70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옥수수는 전 세계 1위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고 면화, 담배, 콩, 밀, 보리 등의 주요 작물의 생산량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이유는 바로 기계화 농법을 사용해 농민 1인당 넓은 경지면적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이용하여 씨와 비료를 뿌리고 트랙터를 이용하여 경작하며 콤바인을 이용하여 수확하는 자동화, 기계화 농법을 사용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전쟁, 환경오염

앞서 언급했듯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식량 공급을 외부에만 의존하고 있던 국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아래 사진과 같이 두 국가에 식량을 의존하고 있는 국가는 기후조건이 맞지 않아 경작을 하지 못하거나 아직 개발이 덜 되어 기계화 농업이 발달하지 않은 개발도상국들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밀에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대부분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국가다.
이번 전쟁으로 상승한 곡류가로 인해 안 그래도 힘든 경제상황에 직면한 개발도상국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0년도는 전쟁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 해수면 상승은 물론 국지성 호우, 폭풍, 가뭄 등이 전례 없는 규모로 특정 지역을 강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100년까지 최대 5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한다.

기온이 상승하면 각종 농산물의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 해안가에 위치한 평야들도 해수면 상승에 의해 서서히 침수될 것이다.
세계은행에서 발행한 세계 개발 보고서 2010에 의하면 205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3도 정도 증가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미국의 농업 생산량은 약 40~50% 감소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꾸준하게 벼와 콩의 생산량이 8% 감소, 보리의 생산량은 1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온 인류가 합심해 막아야 할 지구온난화지만 식량이 무기화되고 국가의 생존을 위협하는 자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곡물 자급률은 20%대로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물론 곡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호가 쌀 중심에서 밀로 이동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콩과 옥수수 등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는 아주 취약한 편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세계 3대 곡물과 세계의 곡창지대를 정리하며 느낀 점은 ‘식량은 곧 우리의 생존수단이자 국가가 자립하는데 필요한 기초자원’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위기가 예기치 않게 찾아온 것처럼 기후변화와 전쟁에 의한 위협도 언젠가는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농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준비하여 우리나라의 곡물자원의 자급률이 과거와 같이 높은 수치로 회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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